지난 연말 사람인HR연구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기업 10곳 중 9곳은 연초 계획만큼 채용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 양극화도 여전해서 희망 충원이 절반 이하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각각 15.8%, 16.7%인데 반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34.9%, 23.4%로 월등히 높았습니다. 채용이 어려운 만큼 기업들의 채용에 대한 인적, 물적 투자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앳홈은 지난해에만 약 45명을 채용하며 직원 수가 1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고, 2배 이상의 매출 규모 점프업을 시도하는 올해에도 수십 명의 인원을 채용할 계획입니다. 이번에는 전쟁과도 같은 인재 쟁탈전에서 훌륭한 인재 채용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앳홈 피플팀의 리크루터 두 분을 만나 리크루팅 과정과 앳홈만의 채용 특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Q. 리크루터 두 분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원석: 저는 국내 최대 서치펌 ‘커리어케어’, HR플랫폼으로 유명한 ‘리멤버’ 헤드헌팅팀에서 헤드헌터로 일했었고요, 주요 대기업, 중견그룹 지주사 등의 핵심인재, 사모펀드(PE, Private Equity)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임원급 인재의 채용을 주로 담당했었습니다.
헤드헌터로 일하면서도 항상 회사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하우스 리크루터에 대한 갈망이 있어 앳홈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고객사 중에 국내 주요 생활가전/렌탈 기업들이 있었는데 그때 네트워크가 지금 앳홈에서 필요로 하는 포지션에 잘 부합하여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윤선우: 저는 제조업, 건설업 쪽에서 인사총무 일을 하다가 직전 회사 컬리에서 6년간 채용 담당자로 일했습니다. 컬리가 80명 정도였을 때 합류했는데 2,500명이 됐을 때 퇴사를 했어요. 그 안에서 여러 조직, 새로운 포지션이 늘어나는 과정을 보면서 조직이 하나의 집이라면 그 안에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게 리크루터의 역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앳홈이 꼭 컬리의 초창기와 닮은 것 같아 그때처럼 액티브하게, 재미있게, 또 시행착오는 줄이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합류하게 됐습니다.
Q. 보통 인사팀에서 채용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리크루터’라는 직무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조직에서 리크루터는 왜 필요하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박원석: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대이직의 시대를 맞았고 연봉이나 안정성보다 회사의 비전이나 성장가능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취업시장의 주요 타깃으로 떠오르면서 채용시장이 변화한 것이 전문 리크루터에 대한 니즈를 불러왔죠. 지금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새로 생겨나고 있는데, 알려지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단순히 채용사이트의 공고만으로 좋은 인재를 채용한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고 봐야 하고요. 서치펌을 활용한다고 해도 비용이 건별로 최소 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단위까지 소요되니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죠. 보통의 인사팀이 채용공고를 올리고 그 공고의 지원자들을 추려 채용을 진행한다면, 조직 내부의 리크루터들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직접 인재를 소싱하기 때문에 핵심인재 채용 확률이 훨씬 높은 편이죠.
윤선우: 적재적소의 채용과 함께 채용 실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채용과정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도 리크루터의 업무 중 하나예요. 조직에 적합하지 않은 직원이 입사했을 경우 그 직원이 본인 연봉의 3~5배 이상의 손실을 회사에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거든요. 최대한 적합한 분을 모시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죠. 더불어 채용의 중요성에 대한 전체 직원들의 인식 변화까지 꾀하는 것도 리크루터가 해야 할 역할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앳홈의 리크루팅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윤선우: ‘이 직무에 대한 채용이 정말 필요한가?’, 즉 채용이 필요한 부서의 요청을 단순히 접수받는 게 아니라 전체 조직의 구조와 사업방향성에 따라서 채용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요. 충원 품의 같은 서류의 결재와 승인절차 확인 등 수동적으로 채용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채용의 필요성에 대해서 함께 공감하고, 정확한 채용을 하기 위해 현업부서와 함께 고민합니다. 채용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해서 확인했다면, 리크루터는 적합한 채용 채널을 선정하고 효과적인 채용 전략을 세우죠. 이후 적합한 후보자를 선별하고 면접전형 등을 통해 최종 합격자가 선발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합격자와의 처우 협의도 담당하고 있으며, 입사자 오리엔테이션 등을 포함하는 온보딩 과정을 통해 입사자가 조직에 소프트랜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까지가 리크루팅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박원석: 덧붙이면, 채용을 오픈 채용공고만으로 진행할 것인지, 요즘 채용도 전통적인 채용사이트만이 아니고 원티드, 리멤버, 로켓펀치, 링크드인 등 다양한 채널이 있는데 어떤 채널을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직접 소싱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요. 면접 후에는 합격한 분에 대한 평판 조회를 통해 최종 검증을 하는 것도 리크루터의 몫이죠.
Q. 앳홈에서 리크루터로 일하며 느끼는 보람, 혹은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윤선우: 아직 앳홈이 대외적인 인지도가 부족하다 보니 적합한 후보자 분들께 연락을 드렸을 때 회사에 대해 쉽게 인식하시지 못하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회사의 강점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알려드릴 수 있을지, 채용마케팅적인 요소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죠.
박원석: 리크루터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희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앳홈은 특히 급성장하는 회사로 커리어는 물론이고 인성적으로도 훌륭하고 기존 직원 분들과도 잘 융화하실 수 있는 분을 모셔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완벽히 검증한다는 게 어려운 점이긴 합니다. 하지만 또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정말 딱 맞는 분이 입사하셨을 때 그만큼 보람도 크죠.
윤선우: 아직 인지도는 낮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한번 없이 흑자를 내고 있는 점,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기업문화 등 앳홈만의 강점을 토대로 최근 탑티어(top-tier) 인재 분들이 앳홈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재 채용이 곧 기업의 성장과 직결된다고 봤을 때, 기업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박원석: 스타트업 중에 저희처럼 생활가전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려는 회사가 없다는 점에서 지원자 분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나 우아한형제들(배민) 등이 창업 초창기 사람들에게 별 관심을 못 받던 스타트업에서 지금은 누구나 선망하는 기업이 된 것처럼 앳홈도 멀지 않은 시점에 그렇게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Q. 앳홈 채용만의 특징이나 앞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앳홈의 채용문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박원석: 스타트업은 직원 개개인이 핵심 전력이므로 다른 무엇보다 인재 밀도를 높여 가는 것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단순히 필요에 의해서 많이, 빠르게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채용 기준에 부합하는 인재를 채용한다는 게 저희의 방향성입니다. 또, 그렇게 하려면 아무래도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야 할 것 같아서요, 커피챗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하고 사내 추천제도나 특정 기간 내 지원 시 지원자 분들께 베네핏을 드리는 ‘슈퍼 리크루팅’과 같은 이벤트 등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앞으로 도입해보려고 합니다. 이러한 인터뷰를 비롯해 앳홈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채용 브랜딩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윤선우: 앳홈과 같은 스타트업에서 리크루팅을 하다 보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채용했는가가 리크루터의 KPI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용 이후의 성과보다 단순히 이 KPI를 달성하면 일을 잘하는 리크루터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저희는 그것을 지양하고 올바른 선발도구를 만들어 직무에 적합한 분, 앳홈의 조직문화에 꼭 맞는 분을 모시려고 합니다.
Q. 앞으로 개인적인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윤선우: 앳홈이 급성장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리크루터로서 훌륭한 인재 분들을 많이 모셔와서 조직이 원활히 구성되고 사업이 더 커지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분들을 채용하는 것 뿐만아니라 나아가 앳홈에 입사하시는 모든 분들이 조직에 잘 안착하고 또 성장하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습니다.
박원석: 저희와 같은 채용 담당자를 리크루터(Recruiter) 혹은 소서(Sourcer), TA(Talent Acquisition) 등으로 부르는데요, 저는 그중에서 HRBP(Human Resources Business Partner)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HRBP는 단순히 인재를 찾아서 채용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이나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한 인사 전략까지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하거든요. 그 목표를 위해 조직과 사업 전반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해나가려고 합니다.